투자노트

국내 펀드 상위 3%보다 쉬운 방법? 퇴직연금 DC형 직접 운용법

NowOrNever 2025. 7. 18. 07:00

퇴직연금 DC형, 처음엔 막막했지만 직접 운용해보니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상위 3% 펀드매니저보다 나은 수익률을 낸 경험, 지금 공유합니다.

목차

펀드가 최고인 줄 알았던 시절

20대 후반, 재테크에 눈을 뜨기 시작했을 때 저는 펀드가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투자라고 믿었습니다.

샤프지수, 정보비율, 베타 등 나름의 기준을 세워 펀드를 고르고, 매달 자동이체로 꾸준히 투자했죠.

펀드닥터 사이트에서 AUM 500억 이상, 수수료 1% 미만, 표준편차가 낮은 펀드를 선별해 투자했습니다.

 

또한 변액연금보험에도 가입해 8년간 납입했는데, 사업비 제한과 수수료를 감안하면 만기 후 겨우 원금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쳤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내가 손해를 봐도 펀드매니저는 수수료를 받는구나.'

S&P500과 국내 펀드 수익률 비교

2020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S&P500 ETF(SPY)의 연 복리 수익률은 누적 수익률은 109.1%였습니다.

 

반면, 국내 상장 펀드 19,692개 중 이 수익률을 초과한 펀드는 약 532개, 약 2.7%에 불과했습니다.

 

즉, 퇴직연금 DC형으로 S&P500에만 꾸준히 투자했어도 상위 3% 펀드매니저 수준의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셈이죠.

출처: 스노우볼72

 

 

출처: 금융투자협회

 

TDF의 편리함과 한계

TDF(Target Date Fund)는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자산을 자동 배분해주는 상품입니다.

투자자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바쁜 직장인이나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성과를 들여다보면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한국형TDF2045의 경우 5년 누적 수익률은 35.44%에 불과했고, 최대 낙폭(MDD)은 약 41.11%였습니다. 물론 이는 S&P500의 MDD인 55.2%보다는 작지만, 문제는 ‘자동으로 잘 분산해주겠지’라는 기대에 비해 수익률이 낮고, 하락장에서도 생각보다 큰 손실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TDF가 마치 ‘투자 자동화의 정답’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펀드매니저가 설정한 자산배분 전략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흔들릴 수 있고, 무엇보다도 내가 왜 손실을 보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불편했습니다.

 

결국 TDF는 편리함이라는 장점 뒤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구조’라는 단점이 숨어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이해 없이 맡기기에는 리스크가 크고, 그렇다고 직접 개입하기에는 구조가 복잡하죠.

그래서 저는 TDF 대신 퇴직연금 DC형을 직접 운용하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삼성자산 운용
출처: 삼성자산운용

퇴직연금 DC형 직접 운용 전략

그래서 저는 퇴직연금 DC형을 직접 운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독일에 있던 지난 2019년부터요...)

IRP와 기업형 DC 계좌를 통합 관리하며, 퀀트 투자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습니다.

퀀트투자는 감정이 아닌 데이터와 규칙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지표(변동성, 모멘텀, 밸류에이션 등)에 따라 ETF를 자동으로 선별하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리밸런싱을 수행합니다. 

 

이 전략은 단순하지만, 수수료를 줄이고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하는 데 효과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투자에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인간의 뇌는 투자에 적합하게 진화하지 않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손실 회피 성향, 확증 편향, 군중 심리 등은 오히려 장기 투자에 방해가 되죠.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투자 편향 자산배분 전략에 대해 더 깊이 다뤄보겠습니다.

결론: 내 돈은 내가 지킨다

퇴직연금 DC형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자산입니다. 매달 꼬박꼬박 납입되지만, 어디에 어떻게 투자되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노후와 미래가 담겨 있습니다.

 

과거에는 펀드매니저의 전문성을 믿고 맡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정보는 넘쳐나고, 투자 도구는 더 정교해졌으며, 무엇보다도 우리는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직접 운용은 쉽지 않습니다. 감정의 개입, 시장의 변동성,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퀀트 기반의 규칙 투자가 중요합니다. 감정이 아닌 데이터와 원칙으로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누가 내 돈을 굴려주겠지’라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내 돈은 내가 지킨다’는 주체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퇴직연금 DC형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와 자산 배분 전략, 그리고 투자 편향을 극복하기 위한 심리적 장치들에 대해 자세히 소개드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