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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y Daily Life

고속터미널

JohnnyKoo 2010. 9. 20. 21:17
오늘은 귀성길이다. 다들 퇴근하고 시골로 내려가느라, 고속터미널은 사람들로 붐볐다.

어저께 교회를 끝난후 11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매우 피곤했으나 어서 버스 표를 끊어야 한다는 사실에

허겁지겁 표를 8시 반 차를 하고 잠을 자버렸다. 오늘 퇴근후, 치과를 다녀온 후에,

고속터미널에서 여유롭게 생각외로 꽤나 맛없던 김가네 만두국을 먹고나서 (앞으로는 절대로 김가네 만두국을 먹지 않을테다. )

경모와 만나 버스를 탔는데. 어떤 아가씨가 16번 자기 자리라고 확인해달라고 했다. 내 표를 보는데 나도 16번이었다.
확인차 기사아저씨한테 물어보러 갔는데, 세상에 내 표는 오늘 아침 8시 반 표라는 것이었다. 20시 30분 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상에...너무 어이가 없었다. 아니 그러면 8:30 AM 이라고 정확히 표기를 해놓던가,
오전 오후라는 말이 전혀 없이 8시 반이라고 써놓여져있으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24시 표기법을 썼다고.. 정말 황당했다. 그래서 친척동생 경모는 그 차를 타고 나는 그 차에서 내려야 했다.
다음 차를 끊었지만 10시 10분이랜다. 작은어머니한테 전화가 왔다.
받자마자 들려오는 첫 한마디
"으이구 이 바보야"
요즘 들어 작은어머니가 예수 형님을 잘못 오해하고 기복사상으로 꽉 차있는 암웨이 설명회를 자꾸 나한테 단독으로 개최해서
'성공' 의 단어를 모든 사람들에게 universal 하게 통용되어지는 줄만 알고 강요하는 탓에 별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는 찰나에 이런 소리를 들으니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한 20분간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안가버릴까.
내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올 때에, 가족들을 만나고 싶었다는 것은 외가 쪽이었다.

친가와 외가라서 그런건지 , 우리 가족들이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
외가는 만나면, 크게 별로 궁금해하는 점이 없다. 그냥 만나는 것으로 너무 좋아한다. 물론 싸우고 섭섭해 할 때도 있지만
우리 외가는 그냥 만나서 같이 먹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최대의 만족과 행복을 누린다.
친가는 만나면 무언가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서로의 진로에 대해 물어보고, 또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만, 결국엔 내가  가는 길에 너의 길을 눌러서 자신을 나타내고 싶어서들 안달이다. 우리 아버지가 이 글을 보면 참 섭섭해 하시겠지만, 그것이 사실이니 어떻게 하겠는가. 내가 정말 가족들을 잘못 생각하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벌초라는, 명목상 관습적으로 이어지는 것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땡볕에서 사람들 쓰러지기 일보 직전까지 일을 하고는, 서로 의미를 찾자고, 왜이걸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가족이니깐 해야한다고 한다.

좋은 관습은 이어져야 하짐나, 시대가 달라지고, 가족들과의 모임이 소중한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 세상은 오래 사는 것이 아닌데, 가족들을 주신 의미가 있을텐데 가족들이란 '통로'를 이용해서 무언가 자기 만족들을 이끌어 내려는 무서운 음모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된다.

'교회'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모임도 마찬가지 인것 같다. 우리가 주님의 자녀이고 서로 형제/자매인 것들이 분명하기 때문에, 같이 모이고 먹고 나누는 것, 서로 섬기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하지만, 가끔 만나는 그룹은, 내가 배운 것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이상한 교회 안에서도 영적 교만감과, 영적 부르주아들이 프롤레타리아인 영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고 가르치고 훈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윗은 시편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우리을의 상한 심령이라고 분명히 고백했다. 그 동안 예수님을 믿으면서 교회에서 가장 큰 충돌을 일으켰던 것이 '행사'와 '일'을 위해 사람들을 모았던 때이다. 그 동안에 예수님이 날 깨시고 무릎꿇게 하신게 있으셨지만, 아직도 그 때 생각을 하면 분노가 일어난다. 젊은 친구들은, 시험 기간을 줄여가며 행사에 목숨을 걸곤 했다. 나 역시 그랬다. 그 어느 누구도 그 가운데 내 어깨를 한번 잡아주며, '생각' 하길 원하지 않았을까?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뜻이라는 명목으로 모든 것들을 '합리화' 시키는 상황들을 보면 분노가 일어난다.
마치 장례식에 와서 하나님의 사람이 이제 세상을 떠났으니 기뻐해야 한다고, 그 유가족들의 마음을 품고 함께 슬픔을
나누지 않은채로 성경의 지식의 잣대를 가지고 하나님과 그들을 이용해 영적인 연극을 꾸미는 짓과 마찬가지이다.

내가 그랬다. 자살을 하면 절대 천국을 갈 수 없다고, 꽤나 논리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논리를 펼치곤 했다.
그러나 그 안에는 교만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내 주위에, 나의 피들이, 나의 친구가 그렇게 '죽음' 이라는 것과 만났을 때에, 하나님은 내게 깨닫게 해주셨다. 내가 얼마나 모질고 얼마나 죄악스러운 말들을 함부로 입에 담고 다녔던 것인지를.
그 순간들 만큼은 회개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내 입을 평화의 입이 아닌 독사의말을 전하고 있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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