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설악산 (2)
nowornever
내가 태어나서 8살까지 살던 설악동 집이다. 저 그네와 이 놀이터에서 나의 유년 시절은 흘러 갔었다. 시간은 빠르다. 등산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비선대이지만 만만의 준비를 한 구씨 가족들 이곳은 관광객을 잃어버린 쓸쓸함이 묻어나는 설악동이다. 국립공원까지 가는 버스는 한 대이다. 어머니와 날렵한 동생님이다. 티케팅 하러 가시는 아버지 국립공원에 오면 항상 찍게 되는 반달곰 형이다. 저 곰은 어렸을 적 나에게 꿈을 주지 않았다. 저 큰 불상을 보며, 커져가는 우리 나라 교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가모니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부처님도 예수님과 같이 씁슬하게 이 세상을 바라만 볼 것 같다. 나름 가족 사진 기도의 내용들이란 교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주말을 이용해 아버지와 어머니 이모와 함께 설악산 공룡능선 등반을 시도했다. 날시는 쾌청했고 단풍이 절정에 이른다는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몰린 주말이었다. 금요일 저녁 늦게 출발하고 내가 자란 설악동에 13년만에 도착했다. 내가 타던 그네가 있는 놀이터, 내가 자란 고향은 정겹기만 했다. 할아버지 집에 도착해서 예전 앨범들을 꺼내드는데, 어머니의 메모들이 눈에 띄었다. 그 중 하나를 보면, 일모가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보는 비둘기 아 - 냥 신기하기만 한지 통 시선을 떼지 않고 무얼 생각하나 ? 엄마에게만 살짝 알려줬음 좋겠다. 한 여름을 마름하는 오후 한나절 8월 15일 덕수궁에서 우리 '엄마'의 사랑이 깊이 깊이 느껴지는 일기/시 이다. 아마도 내가 한 두살 쯤 되었겠지. 말을 못하는 거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