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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y Daily Life

일상

JohnnyKoo 2013. 7. 5. 13:31

다다음주 마지막 합격발표를 앞두고 저는 잉여로 지내고 있습니다. 교회의 한 동생은 저를 '잉여킹' 이라고 부릅니다. '잉여의 왕' 이라는 뜻일까요 ? 다른 분들은 코스타에서 한창 여러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고 있을 것 같군요.


서 울 집도 정리가 되어 저만의 소소한 작업/묵상/공부 자리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을 때는 자꾸만 밖으로 나가 커피 사먹으면서 까페를 가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잘 꾸미면 내 집이 제일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만 좀 싸돌아 다녀야지요 이제. ㅎㅎㅎ 여기 사당동 집은 정말 '현실적' 입니다. 창문을 열고 있으면 저기 멀리 재건축 공사장에서 들리는 철때리는 소리??? 가 들리고 간간히 배추장수, 과일 장수, 효소 장수 (응?) 아저씨들이 지나가면서 그들의 언변을 뽐냅니다. 개중엔 교회 목사님들보다 설득력이 있으신 분들도 많습니다. 배경으로 깔리는 사당동 참새들의 소리와 오후 3시가 지나면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아이들의 괴성들 (꺅, 으아악 이런거) 들이 많이 들려서 정겹습니다.  아마 유진 피터슨이 우리 집에 놀러오면 우아하게 스틱커피를 타주면서 방울토마토를 입에 하나씩 넣어줄텐데 말이죠. 


오늘은 에베소서 2장을 묵상했습니다.

Now God has us where he wants us.

Christ brought us together through his death on the cross.

This is my life work: helping people understand and respond to this message.


하 나님께서 나를 존중하셔서, 나의 선택도 존중하셨지만, 크게 결국 당신의 일을 내 안에서 하시고 계신 것 같습니다. 에베소서에서 말하는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그러나 내게는 당연히 믿고 잘 지내는 사람들과, 도저히 저 사람들은 하나님을 안믿을 것 같은 한국에 사는 사람들로 보입니다. (호정이 형이 빌려준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을 읽으면서, 또 김동문 선교사님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자꾸 자꾸 생소한 성경의 내용을 내게 익숙한 현재, 나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바꾸는 걸 해보고 있습니다.)

지 하철에서 술과 담배냄새로 쩔어서 다리 벌리고 앉아서 침흘리는 아저씨, 무섭게 운전하며 안전이라고는 콧배기도 보이지 않으며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택시 기사 아저씨들, 양보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 없는 것처럼 내 이익과 내 자리만을 위한다면 질서와 양심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아주머니들,  내 이익을 위해 누구든 모함하고 뒷땅까고 거짓말하며 괴롭히는 직장 상사, 모두가 다 나의 이면들이 세상에 투영될 때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한때는, 아니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아니 의식적으로, 적극적으로 그들을 정죄하고 하곤 하지만, 다시금 주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다, 그것들이, 나의 모습이며, 나는 더 한 사람입니다. 주님 저를 용서하시고 저들을 용서하시옵소서.

그래서 주님은 자꾸만 나를, 우리를 훈련시키시고 기르시나 봅니다. 그들의 악한, 나의 악함과 죄송이 투영된 모습을 현실에 '실재' 하개 함으로써, 주님은 당신의 복음을 위험천만하게도 내게, 우리에게 맡기십니다. 


"이럴 때가 없을텐데,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오지 그래?"

라는 말을 16번째 듣고는 '그래 여행이나 다녀와볼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일이나 모레 출발하는 비행기로 빈, 프랑크푸르트, 뮌헨, 취리히, 프라하, 런던, 파리 등을 검색해보았습니다.

비 행기표 다 합치니깐 좀 비쌉니다. 윽.. 그래서 무슨 신혼부부도 아니고 혼자 갈거지만 그래도 세부, 푸켓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신혼부부들 틈에 껴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주 자유여행 패키지를 보니깐 아주 저렴하고 괜찮습니다. 혼자 푹 쉬고 오기에 아주 좋아보여서 결정을 앞두고 있었는데, 구역 한 친구에게 연락이 옵니다.

자 신은 7월 말에 예수원에 예약을 해서 혼자 시간을 좀 보내고 오고 싶답니다. (여기서 혼자란, 일상을 떠나, 그 예수원의 공동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말하는 걸로 들렸습니다.) 예수원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던 저는 폭풍 검색으로 예수원은 상당히 괜찮은 곳이라는 결론을 내리고는 제주도를 취소하고 2박3일 일정으로 다다음주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기도는 노동이다' 라는 말이 이상하게 저를 책망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너무 추상적으로, 어떠한 이념적으로 받아들이는 저의 태도는 정말 잘못되었습니다.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주님의 말씀은 우리의 삶으로 '현실'로 이루어지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은 여전히 '추상적인 잡히지 않는 연기와 같은 것' 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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