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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y Daily Life

부처님 오신날

JohnnyKoo 2010. 5. 21. 19:46
오늘은 부처님 오신  빨간 날이다, 라디오 티비에서는 부처님 오신날인 오늘 금요일 그리고 내일 토요일 일요일의 

황금 연휴에 집중해서 이야기하곤 했다. 그러나 주문이 많은 관계로 우리 4층 팀은 출근을 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는 '특근'이라 부른다. 일이 마친후 평일 후 저녁에 하는 일은 '잔업'이라는 용어를 쓰고, 

빨간 날이나 원래 일이 없는 토요일에 하는 것을 '특근'이라 한다. 

새로운 용어 사용에 처음에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요즈음의 일상생활은 비슷비슷하다. 알람을 맞추어 놓고 잠에 든다. 환풍기를 24시간 틀어놓는 나이기에 방이 조용한 때가 없다. 

보통 공부를 하다가 마지막에는 누워서 드라마를 한편 때우거나 그런 식으로 마무리를 한다. 이 이상야릇한 핑크빛 벽지는

불을 끄면 좀 낫다. 사실 그리 나쁘진 않지만 보기에 날 역시 괴롭히는 핑크색이다. 다행히 약간 어두운 핑크라 숨이 막히진 않는다. 

나는 절대로 핑크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고 다른 것이기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일 뿐이지. 

아침에 일어나면, 시간을 확인한다. 6시 반 전이면 벌떡 일어나서 샤워실로 향하고 그 후면 아예 7시까지 다시 0.2초만에

재알람을 해 놓고 잠에 든다. 7시에 일어난다고 하지만 7시 1분에 일어나서 샤워실로 비틀비틀 향한다.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한다음에 

갔던 길보단 덜 비틀비틀 거리면서 어두운 원룸텔 복도를 걸어온다. 이 원룸텔 복도는 마음에 드는 점은 꽤나 왕실비스무리하게

어울리지 않게 꾸며놨다는 것이다. 아래도 대리석 비스무리 한 것이고 조명도 아리아리 하고.. 근데 맘에 안드는 점은 당췌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겠고 밖이 맑은지 비가 오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암튼 신밧드의 모험에나 나올법한 복도를 비틀거리며 

내 방으로 돌아와 그렇지 않아도 졸린데 아침에 핑크빛 벽지는 더 날 어지럽게 한다. 

서둘러서 옷을 갈아입고 씨리얼을 우걱우걱 먹어버린다. 반은 씹고 반은 삼키는 듯 먹고나서 가방을 메고 출근 시작

출근하는 아침의 공기는 정말 상쾌하다. 그래도 서울이 아닌 변두리라 공기가 꽤나 맑은 편이다.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며 

자꾸만 학창시절이 생각이 나지만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누구나 다 하는 이야기와는 동의를 하지 않는다. 난 지금이 좋고 

현재의 시점에서 미래로 향해 나아가는 나의 모습이 좋다. 그때는 항상 어른이 되고 싶었고 지금은 그나마 완전 어른은 아니지만

'총각' 소리는 듣는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일본 영화, 드라마에나 나오는 집에서 혼자 사는 .. 퇴근하면서 편의점에 들려 이것저것 반찬거리를 사오는 모습이 내 모습이 될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 풋풋한 모습과 지금 있는 김포지역의 환경 안에 나는 행복하다. 


오늘은 사장님을 처음 뵙고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특근 하는 날이라고 전 직원에게 12000원 상당의 삼계탕을 다 쏘셨다. 

오늘은 무지무지 더웠는데 무지무지 뜨거운 삼계탕을 먹고 나서 4층 반장님, 그리고 아주머니들 모두가 졸려서 쓰러지시려고 했다. 

난 별로 졸리지 않았다. 글쎄 왜 그랬을까. 배우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비록 지금은 생산일을 돕고 또 배우고 있는 중이지만. 나사 하나 조이는 것부터 완성품을 박스에 넣어서 마지막 마킹을 하는 것까지, 내가 미국에서 쓸데없다고 생각했던 알바의 경험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인생에서 곱게만 자라고 정말 깨끗한 환경안에서만 있었다면, 필시 지금 상황에서 특히나 이런 환경에서 무지무지 힘들었을 거다. 울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게, 투박하게 날 키워주신 부모님과 또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같이 병특을 하고 있는 동생들이 형 대우를 잘해준다. 한 공고를 나왔다며 CNC 선반을 다루는 수근이란 친구는 생글 생글 웃으면서

어쩜 그리 인사를 잘하는지, 인상도 좋고 성격도 좋고, 내가 딸이 있다면 사위삼고 싶은 스타일의 동생이었다. 군대라면 내 선임일텐데

하면서 웃음이 났다. 다른 병특 친구들도 성격들이 다 좋은것 같다. 착해빠진 애들만 모아놨나? 음..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었다. 오늘은 저번주에 사온 케첩을 뜯었다. 상큼 달콤한 케챱은 건강엔 안좋아도 참치랑 같이 

먹기에는 딱이다. 밥을 한그릇 반이나 먹었다. 일을 하고 오니 밥이 더 잘먹혔다. 그동안 일을 열심히 안해서 깨짝깨짝 거렸었나? 

유투브를 통해 이문세 예전 노래들을 감상하며 따라 불렀다. 정말 이 가수는 또 다시 나올 수 없는 영원한 오빠 이다. 

청춘을 이렇게 기타에 낮은 음성으로 흘려내릴 수 있는 몇안되는 spirit 을 가진 가수이다. 


일요일날 아침에 가기로 한 제사를 가족들의 권유에 힘입어 내일 아침 토요일에 가기로 했다. 

피붙이들을 7년만에 본다는 마음에 설레인다. 그분들을 만나고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공부만큼 중요하긴 하다. 

저녁을 먹으면서 티비를 틀었는데 2년전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가 나왔는데 션과 정혜영이 나왔다. 

정말 모두가 인정하는 잉꼬 부부이자, 예수의 사랑을 근거로 서로를 끊임없이 사랑하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션은 배우자의 단점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다보니까, 이제는 정말 안보인다고 했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 그러나 나는 션이 되고 싶지 않다. 나는 나니까.. 

여러가지 기부 활동을 통해 행복을 나누는 그들의 모습이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나는 돈을 아껴서 무얼 할 생각만 하는가? 목적없는 열심과 노력은 결국 나를 의미없는 곳으로 데려다 줄 지도 모른다. 

공부해서 남주자는 모토가 고등학교때까지 꽉 박혀있었는데 그동안 너무 이기적으로만 내 배만 채우고 산것같다. 

다시 주위로 눈을 돌리고, 1년 365일 내 환경에 탓하지 말고 그분의 눈으로 주변을 바라볼 수 잇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션과 정혜영이 고백한 것 처럼, 열심히 일을 해야한다는 당찬 고백이 또 내 입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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