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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llowing Him

힘겨운 월요일

JohnnyKoo 2010. 5. 31. 19:24
역시나 조금 늦게 일어났지만 씻고 나왔다. 40분, 20분 안에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어야만 한다. 

귀찮아서 티셔츠만 입고 나왔는데 오늘은 좀 춥다. 아침에 비가 보슬보슬 내렸나 보다. 

주변의 배경들을 구경할 새 없이, 엄청난 걸음 걸이 속도로 회사에 18분만에 도착했다. 대충 뛰는 것보다 빠른 , 빠른 걸음이었던 것 같다. 

조금씩 생산 라인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언제 어디가서 공장의 생산라인을 체험해보겠는가. 

무슨 일이든 배울 것들은 쌓여있다. 그 분이 아침마다 리어카를 끌고 박스들을 주어다 파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이든지, 

하야 와이셔츠만 입고 다니는 월급쟁이든지, 이 세계에는 정말 내가 배울 것들이 너무 많다. 

4층 생산라인의 반장님은 단순무식 좌파이시다. 이번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도 그냥 무조건 국가와 한나라당이 사기친거라고 하시면서 

어떤 철판 쪼가리에 매직유성으로 1번 써놓고 자기가 한거랑 얘네들이 한거랑 똑같다고 하시면서 그 이야기를 정말 무한반복 하신다. 

수준이 다음게시판 댓글 다는 애들 수준이여서 귀엽기까지 하시다. 하지만 이분에게도 이분이 하시는 일에 대한 열정과 회사에 대한 충성심, 그리고 예수믿음으로 인한 남에 대한 측은지심은 정말 배울만 하다. 가끔 날 비꼬거나 잔소리를 하기는 하지만 어디 완벽한 인간이 이 지구상에 있을까

강아지도 자길 예뻐해주는 사람을 무조건 따라 다니기 마련, 하물며, 나를 이뻐해주는 우리 4층 어머니들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항상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저런.. 공부만 하다가 이런 데 와서 고생이다" 라는 눈빛이다. 자녀들을 둔 부모의 마음들은 다 한결같나 보다. 하도 사랑을 받아서 그런지, 나도 그분들이 너무나도 내 어머니와 같은 느낌이 크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면 가장 큰 아쉬움중 하나가 이 아주머니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일거다. 

2주 정도 후에 제어부, 즉 연구부로 옮겨질 거란 지명을 받았다. 떼쓴게 효과가 있었나 보다. 이젠 정말 무조건 시험을 붙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해야지,. 한 만큼 보상 받으럭란 믿음이 있기에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겠다. 
조금씩 모아보면 내가 허비하는 시간이 꽤 된다는 사실을 알지만 나 자신과 맞서 싸우기가 두려워 그냥 보내버릴 때가 태반이다. 
무릎을 침으로 찔러가며 공부했다던 옛 어르신, 아니 우리 이모부의 이야기를 되살려 보면서 관우의 뼈를 깍는 고통까지는 아니더라도, 
중학교 시절 잠을 이겨보겠다고 세숫대야에 찬 물 받아놓고 발을 담가놓고 공부하던 패기정도는 살려야 하지 않나. 
이 시대에는 예수믿기에도, 무언가를 열심히 하기에도 냉장고와 티비 혹은 미디어 이 삼위일체 유횩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내일 어머니와 범모가 나의 삶의 공간을 방문하게 된다. 멀리 까지 오시게 해서 죄송하지만 아들 보고싶은 엄마의 마음은 거절하면 불효이겠거늘, 내일은 짧게나마 사우동 다운타운을 구경시켜드러야 겠다. 아.. 내 방을 오늘 치워야 하는 미션이 생겨버렸네.. 이론
도대체 항상 깔끔하게 지낼 수 있는 남자는 어디에 있을까? 구경가고 싶다. 

내일은 회사 13주년 창립기념일이라면서 퇴근 시간에 전직원이 모여 사장님의 격언을 듣고 2만원어치 상당의 떡 종합 박스를 선물 받았다. 오오.. 기대 기대, 하지만 집에 와서 먹어보니 그닥.. 내가 떡을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것 같다. 
오는 길에 스틱으로 된 일회용 냉커피를 샀다. 이제 잠이 오면 카페인의 도움을 좀 빌려야겠다. 

왠지 모르게 이 김포시 사우동이 너무 정겨워진다. 2주나 있었다고, 고작 이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과 이 동네가 정겨워진다. 
집에 다왔는데 '율곡학원' 이라는 속셈학원 버스가 지나가면서 초등학생도 태우고 중학교 교복 입은 여학생도 태우고, 
정말 유치하고 지저분해 보이는 그림이지만 너무 정겹다. 집에 다 와서 있는 고물상도 정겹고, 선거철이라고 유치하게 슈퍼맨 복장을 하고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시는 후보님도 재밌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저사람 절대 뽑지 말아야지" 라는 말들이 들리는 것도 재밌다. 


축구는 벨로루사에게 1대 0으로 졌다. 내 느낌이 맞을것이지만, 그리스는 벨로루사 보다 약할 것이다. 예상보다 상당히 강한 유럽축구를 선보였고 우리는 그 힘과 투지에 졌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곽태휘의 부상이다. 4주 판정을 받고 귀국하게 된다. 얼마나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까. 누구보다 월드컵을 기대하고 있던 우리의 중앙 수비수였는데... 아 정말 그 마음을 내가 어떻게 이해하랴, 힘내고 나이가 많지만 혹시 모를 다음 월드컵에 꼭 나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걱정할 것이 없다. 이번 월드컵은 느낌이 좋다. 그리스를 이기지 못하면 승산이 없다. 언제나 그렇듯이 강팀, 아르헨티나와 경기가 빅뱅일것 같고 의외로 그리스와의 경기가 힘들것 같다. 나이지리아와는 막상막하 할듯.. 16강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3경기 즐기면 그걸로 된 것 아닌가. 심심한 화이팅을 외쳐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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