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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y Daily Life

형편없기만 하지 않았던 주말

JohnnyKoo 2011. 5. 29. 20:29
어머니께서 금요일에 집에 오셨다 가셨다.

그렇게 오지 말라고 말씀드려도 결국 오셨다. 너무 오지 말라고 하는건 불효같아서 그냥 오시라고 했다.
오셔서 이것저것 많이 치워주시고, 도저히 인간 구일모가 정리할 수 없는 곳곳을 정리해주셨다. 할머니까지...

남자도 정리정돈 잘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신지가 벌써 10년이 넘어가지만, 게으른건지 부족한건지 난 아직도 정리정돈에 꽝이다.

평화로운 김포 양촌, 주말에 이곳은 한가하고 조용하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더울 정도였다.
얼마전에 남친과 헤어진 한 동생이 날씨가 밝다고 카톡으로 말을 걸었다. 마치 자신의 마음의 상황과는 대비되는 말이어서 썩
밝게 대답해주진 못했다. 항상 누군가 생각해주고 의지하게 되던 존재가 없어지고 극도로 외로움이 다가왔을 때
누구나 당황하는 법이다. 그 친구도 말은 밝게 하지만 그런 상황이겠지.

내가 어떻게 지내든, 무슨 짓을 하고 살든, 아프든, 아니든, 잘 지내든, 잘 못지내든,,
그닥 별로 신경쓰는 사람이 없다는게 좋은 것일줄만 알았다.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는 결과가 이런거라면
아마도 그 진정한 의미는 오해되어진게 틀림 없는 것 같다.

난 정말 혼자 지내는걸 좋아하는건가? 의문이 든다. 사람들이랑 섞여서 부대끼면서 있을 땐 조금만 지나도 상당히 피곤함을 느끼는건 사실인데 그렇다고 해서 혼자 있다고 해서 마구마구 밝아지는건 아닌데.. 이분법적으로 내 성격을 나눌 수는 없는 것 같다. 에이 어려워


새벽같이 일어나서 챔스 결승을 봤다. 지성이 형이 선발출장해서 풀타임 뛴건 좋았는데... 바르샤가 너무 강했다.
이건 뭐.. 화도 안났다. 그들이 너무 아름다운 축구를 하기에 말이다. 고등학교 축구부가 애들이랑 붙는 것 같았다.
지성이 형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아.........

형 빨리 결혼이나 하세요.. 힘내야죠, 정말 지성이 형 부인은 오디션을 통해 해야하는건가?
형이 빨리 안정되었으면 좋겟다. 36살까지 뛰셔야죠.


갑자기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가족들은 친척들과 또래끼리 잘 지내는데 난 그런 또래가 없는 것만 같다.

사실 있다. 있는데.. 그 피붙이들이랑 이렇게 안친할 줄 몰랐다.. 내가 정말 사랑했던 태훈이 형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그게 참 아쉽고 섭섭하다. 형을 못봤다. 그렇게 보고싶었고 형도 날 보고싶어했는데
그 형은 그 극도의 외로움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다 내탓이다. 난 내 가장 가까운 사람의 외로움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난 정말 형편없는 놈이다
진수는 생일도 제대로 못챙겨줬는데 그렇게 떠나버렷다.

제발 누가 좀 어딜 떠나면 미리 인사라도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훌쩍 가버리는게 인생일까?

하나님은 이 형편없는 나도 그렇게 훌쩍 데려가실까? 훌쩍 데려가지는 난 그닥 슬프지 않을 것 같은데 남아있는 사람들이 너무 힘들다. 그게 그런걸까..

난 여전히 죄가운데 쌓여있고 그분의 그 성스러운 피가 정말 날 구하신걸까 하고 의문이 든다.
아.
정말 할 말이 없다. 하나님앞에 가서 난 모라 할말이 없다


공부 공부
해야지 공부
어쩌면 다 허영일지도 모른다.

난 말만 많은 어중이 떠중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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