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ornever
12년 전 그 때 본문
비가 주룩 주룩 내리던 4월 26 일이었다.
JFK에 도착한 나의 심장은 쿵쾅거리고 있었다. 미국이다. 뉴욕이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와본 경제대국이다. 그 간 동남아시아 나라는 여럿 가봤어도 ... 라고 해봤자 인도네시아의 여러 섬들이겠지만 말이다.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게 나의 심장을 더 쿵쾅거리게 만들었다.
짐을 끌고 대합실로 나오자 내 이름 팻말을 가지고 흔드는 한 남미 계열의 덩치가 큰 한 남자를 만날 수 있었다. 내이름을 이상한 발음으로 말하며 내가 맞냐고 물었다. 그 당시 나는 이상한 파마를 하고 염색을 한 상태라 좀 뭐랄까, 푸들같아 보이긴 했었던 것 같다. 나를 픽업한 이 전문 공항 픽업 드라이버는 중간에 고속도로 변에 있는 맥도날드에 들렸다. 알바 직원들이 모두 30은 족히 넘고 40이 넘은 아줌마 아저씨들이 있는 것을 보며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탈리아계 가족 홈스테이를 배정받은 나는 짧은 인사를 마치고 방으로 안내되었다. 삐걱 거리는 나무 바닥이 인상적인 생각보다 오래 된 Tarry Town 이라는 동네였다. 예전에 마크 트웨인이 살던 집이 있다고 해서 기억이 남는다. 옆 동네는 슬리피 할로우, 목없는 기사 로 유명한 이야기가 배경이 된 동네이다. 그렇게 늦은 봄의 뉴욕의 시골은 아름다웠다. 낙엽이 비에 젖어 여기저기 떨어져 있고, 수많은 청설모들이 넓은 들판들을 가득 채웠다. 조용했다. 그렇게나 조용할 수 가 있을까. 할만큼 정말 조용했던 테리타운이었다.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이런 곳에 보내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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