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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y Daily Life

한국 생활

JohnnyKoo 2010. 3. 29. 20:28
한국에 온지 2주가 지나간다. 

되게 오래 된것 같은데 2주밖에 지나지 않았다. 한 4일간 휴대폰이 없었는데 정말 살기 힘들었다. 

예전에는 그런것 따위 없었어도, 그냥 잘 살았던 것 같은데 그런 조그만 device 하나때문에 이렇게 답답해해야 하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웠다. (테크놀러지에 지배당한 느낌?) 

아무튼, 그렇게 내 자신을 교통카드와 핸드폰으로 무장시킨 후, 
본격적으로 친지분들에게 인사를 드리려 했으나, 이모님들과 큰고모님만 인사드리고는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인사를 접었다. 지금 한국 나이로는 27살, 현역으로 가기엔 좀 늦은감이 있기에 산업체를 알아보던중, 학사로 갈 수 있는건 기계기사 자격증이 필요했다. 
5월에 1차 필기시험이 있고 7월에 실기시험이 있는데, 산업체를 하게 되면 3년이다. (정확히는 2년 10개월) 현역으로 가게 되면 2년인데 (정확히는 1년 10개월) 

참 고민이 많이 됬다. 주변 사람들이 내 사정을 듣고 나서의 반응들은 한결같이 
YOU ARE SO SCREWED 
였다. -,-  그러다가도, 예수를 믿고 사는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면 잠깐 잠깐, 까짓거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이 갈등은 쉽지가 않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 나이 생각을 한다. 여기 나이로 27살, 군대를 마치면 30살.. 다시 학교를 가기에는 적지 않은 나이다. 나는 왜 학교를 다시 돌아가고 싶은걸까? 자꾸 이상한 질문들을 하게 될때 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일진데, 그와 동시에, 주변을 의식하는 것 같다. 결혼도 해야하구 (아 이생각은 정말이지, 내가 하는 생각이 아니다. ) 언제나 결혼을 빨리 하고 싶었지만, 그러한 환경은 나에게 일어나지 않았고 (당연하지)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속에서 일어나지 않을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슬펐다. 그럼 나는 왜 또 결혼을 하고 싶은걸까? 하고 물어보게 되었다. 

그동안 아름답고 닦여진 길만 걸어오다가, 정말로 이상한 전투 현장에 들어온것 같다. 길거리에 사람들도 모두가 다 친절하지 않으며, 반 이상은 약간 공격적이고, 나를 달가워 하지 않는다. 

그동안 예수님의 말씀들이 떠올랐다.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 잘해주는 것이 무슨 크레딧이 있겠느냐.. 그렇지만 그것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에.. 나를 달갑게 보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전혀 쉽지가 않다. 길거리에 시도 때도 없이 침을 뱉는 아이들, 뒤 사람 오는거 상관없이 담배를 뻑뻑 피워대며 담뱃재가 날려서 뒷사람 눈에 들어가도 상관 안하는 사람들.. 시도 때도 없이 욕을 달고 사는 아이들.. 오늘은 병무청에 가면서 그런 아이들을 보며, 하나님이 저들을 지옥불로 보낸다 할지라도 정말 할 말이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아 나는 또 누구를 정죄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요한 일서 2장에 형제를 사랑하지 않으면 빛가운데 있지 않은거라고 했는데 여기서 '형제'란 도대체 어느범위를 말하는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넓은 의미로 모두를 포함한다면, 필히 나는 빛에 거하지 않은 자일것이다. 


천안함의 침몰로 46명? 정도의 실종자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거나 이미 죽었을거다. 
마음이 참 불편하다... 생명은 참 이렇게 소중한데도 한순간이구나.. 
그들도 그렇고 그들의 가족들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정말이지 내가 죽는 것 보다도, 나 때문에 슬퍼할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 정말 사고란 슬픈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모든 고민위에 드는 가장 큰 고민은.... 이렇게 내가 세상을 사랑하고 세상의 것들에 포커스 되어 인생의 중요한 점들을 결정할 때마다, 예수님은 내 옆에 계시지 않다는 것이다. 
그분이 옆에 있고 그분이 내 손을 잡아주고 그분이 나를 지켜봐주시고 들어주신다는 사실을 순간순간 리마인드 될때마다, 사실 현역으로 가나 산업체로 가나 그리 큰 상관은 없다. 
내가 이 땅을 나그네로 살아가는데, 석사가 무슨 상관이고 삼성이 무슨 상관이며 (공돌이들은 삼성 이야기만 하더라) 내가 현역으로 2년동안 갔다온 후에 미적분을 못풀게 될지라도 무슨 상관인가

라고 생각하다가도, 현실에 클릭되어 살아가는 나의 처절한 모습에 참 부끄럽다. 


난 참 부끄러운 존재다.. 
얼굴 들 자격이 한개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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