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ornever
어느 토요일 하루 본문
오늘은 일하는 토요일이다. 즐겁진 않지만 우울하진 않다. 회사는 조용하다. 주중엔 여러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데
토요일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아주 조용한 분위기에서 일을 할 수가 있다. 의욕이 넘치지는 않지만 조용해서 좋다.
사람은 다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는 시끌법석할 때가 좋을 때가 있고, 어떨 때는 조용한 호숫가에 잔잔함
이 좋을 때도 있다. 일이 끝나자마자 집에 가서 차를 가지고 홍대로 향했다. 대선이와 지현이와 저녁식사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서닝가 8번 출구에 차대면 된다고 했는데 잘 모르고 이상한 곳에서 우회전을 했다.
아뿔싸. 홍대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린다는 좁은 그 메인 길을.. 차를 가지고 간 것이다. 매번 홍대를 갈 때마다
도대체 누가 이런데 차를 가져오는거야?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거야 했던 기억이 난다. 완전.. 나잇메어 였다.
눈에 보이는 사람만 몇백명.. 난 1센티미터씩 차를 움직일 수 있었다. 그렇다. 한국인들은 잘 안비켜주는
경향이 있는데 사람들, 즉 우리편들이 만을 때는 더더욱 그러하다. 물론 내가 걸어다닐때에도 왠지 모르는
차를 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적개심이 있곤 했다. can't blame them...
암튼,, 비싼 주차비를 물고, 대선 지현 커플과 함께 김치찌개를 먹었다. 폴란드에서 왔따는 영민이라는
아이도 있었다. 안녕 영민,
구일모 일생의 아주 엉망진창인 요즘의 일상을 그들과 나누면, 힘이 된다. 아마도 대선이는 하나님이 구일모 말 들어주라고
공감해주라고 보낸 천사같다. 어쩜 그렇게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른다. 대선 지현 커플과 함께 있으면
참 즐겁다. 참 재밌게 귀엽게, 연애하는 커플이다. 아까는 지현이가 대선이한테 롯데월드를 사달란다. 허허 참..
대선이의 대답, Hey it's not for sale.. (대선아 그건 아니야. 얼마든지 다른 사람의 소유로 넘어갈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식사를 마친후 차를 타고 효자동으로 날랐다. 분위기 좋은 북한산 주변 청와대 주변 동산에 들어가서
서울 야경을 보려고 했는데 마침 오늘 황사 첫날이어서 다 뿌옇게 보였다.
까페에 가서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리는 무리수를 두고 10시에 올림픽 공원으로 향했다. 40분이나 걸렸다.
올림픽 공원에 내려서 영민이를 내려주고 우리는 야메로 차를 세우고 올림픽 공원안으로 들어가서
산책을 했다. 시간은 11시 반... .
분위기도 좋고 공기도 좋고, 호수도 좋고 다 좋았다. 한국은 참 좋은 곳들이 많구나 하고 생각했다.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아기자기하기도 하고, ...
엉망진창인 이 삶에서도,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