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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y Daily Life

학원 아이들

JohnnyKoo 2009. 9. 30. 11:00
3주 전부터 학원에서 일하고 있다. 

너무나도 귀여운 초중고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정말.. 이건 아니다 싶다. 

예전에 들었던 죄책감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부모님들의 욕심을 아이들에게 쏟아 붓고는 이 아이들의 성향이나 관심을 짓밟아 버린채 

학원으로 몰아 넣고는 학교 생활로 지친 아이들에게 30분여간 휴식후 학원에서 3~4시간 동안

억지로 쳐박혀서 공부를 시키는 꼴이라니.. 

아니 도대체 4,5 학년 아이들에게 무슨 수학을 가르친단 말인가.. 


미국으로 온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온다고 한다. 그리고는 미국까지 오고서는 부모님들의 아이들에 대한 역할은 무시한채, 보살핌과 사랑은 무시한채 무관심의 표현으로 한국식 학원을 찾아가 
학교 성적과 SAT 성적과 좋은 대학교를 보내는 것만이 아이들에게 잘하는 거라 생각하신다. 

정말 내가 학원에서 일하고 있지만 화가 난다. 이 귀엽고 귀여운 아이들이 햇살 앞에 나아가 뛰놀며 감수성을 기르고 문화생활을 하고 넘쳐나는 미국의 자연 속에서 그 나이대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할텐데 
구석진 cubical 속에 갖혀 공부를 잘하는 스킬들만 배우고 있으니.... 

나 자신도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하고 있지만, 그나마 최대한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며 일하고 있지만 
그 아이들에게 왜 숙제를 안해왔냐고 왜 이것도 모르냐고 도저히 말을 할 수가 없다. 난 정말 약한 사람이다. 

아이들은 학교숙제도 모자라 학원 숙제까지 있다. 그렇다고 이 아이들이 이것만 하느냐, 피아노, 첼로, 태권도, 수영 등등 다른 활동도 무지하게 한다. 
내 아이가 생긴다면, 혹시 공부를 못하더라도 사람을 키우고 싶다. 

우리 하나님 아버지는 공부잘하는 자식보다는, 남에게 양보할 줄 알며, 져 줄줄 알고, 사랑하는 법을 아는 
자식으로 키우고 싶어하시지 않을까 ? 
도대체 SAT 성적을 잘 받고 좋은 대학교에 가는 것이 얼마나 인생에 큰 영향이 있을까? 
미국 생활이 살기 힘들다고... 아이들 젖혀 놓고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셔야 하는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게 돈을 벌으셔서 결국은 하는 것은 백만불짜리 집과 럭셔리 차들 .... 아이들과의 시간은
없어져 버리고 아이들은 한국말을 잘 못해서 더이상의 깊은 대화가 없다. 

결국 아이들이 대학교에 들어가면 부족함 없이 해준다고 1,2학년 부터 사주는 럭려시 자동차들.. 
그리고는 그들이 예수님께로 돌아오지 않는다며 새벽에 가서 기도를 하시는것.. 

무언가 처음부터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사도 베드로는, 예수때문에 받는 고난이 있고 다른 경우는 자업자득도 있다고 한다. 

내가 보살피고 있는 아이들이, 예수님의 살아으로 이 힘든 일상 속에서 
예수의 평안이 있기를 바란다.. .

내가 해줄 수 있는건 그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것이겠지.. .
이 글을 학원 원장님이 보시면 상당히 섭섭해하시겠지.. ㅜㅜ 

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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