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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ornever
진수가 마지막으로 프로그래밍 해놓은 SPTM5V 를 온도 챔버에 넣었다. 진수의 꼼꼼함이 배겨있는게 보인다. 진수가 지키려고 했던 것들을 지켜 나가도록 해야하는 것일까. 진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주일날 교회를 빠진 적이 없었다. 식전에 꼭 기도를 하고 먹었고 최근에 혼자 술을 마시긴 했어도.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선 항상 사이다를 마셨다. 거의 11시 이전에 취침을 했고 6시면 기상을 했다. 회사에 1시간 전에 출근해서 이미 일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고 점심시간엔 항상 포트리스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오늘은 직장을 구하러 떠돌아다니는 하이에나와 같은 미국인 김병관이를 일단 우리 회사에 소개시켜주었다. 이력서 보내보라구..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시험 결과가 다음주 금요일날 나온다. 패스 할지 못할지, 별로..
진수 책상을 점검했다. 내일 진수 소지품을 가지고 갈거고, 나머지는 우리가 정리한다. 진수가 떠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임과장님이, 받아들이고 이제 잘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어떤 분은 살다보니 별일이 다 있다고도 하시고 이사님은 이런건 소설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모두들 이런 경우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한다. 내 생각에도, 이런 경우는 이런 친한 친구를 바로 옆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함께 오래 하루죙일 같이 있다가 순식간에 없어져버리는 경우는 없을 것 같다. 힘내라고 격려해주시는 분이 많다. 가족들 말고는 내가 제일 상실이 클거라고.. 진수가 좋은 곳에 갔다는 그리고 그녀석 웃는 얼굴만 생각하면 사실 슬프지 않다. 다만, 그 웃음이 내 주위에 없다는 ..
진수 어머니께서 우시면서 토요일에 하신 말씀이다. 다른 여러 말들보다, 나로 하여금 진수가 이제 우리 곁에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준 문장이었다. 진수가 없다. 회사에 없다. 자리에 없다. 정말 없다.
진수야 오늘 너가 좋아하는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잘 부르고 예배 잘 마쳤어. 화장터에서 15호실 갔는데 1호실 못데려가서 미안하다. 관을 드는데 왜이렇게 무겁냐. 우리 6명이서 들었어. 성호랑 용희랑 애들이랑 다 같이 들었으면 좋으련만. 관에서 화장터로 널 보내는데 왜이리 시간이 짧게 느껴지던지 좀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조금만 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왜 사람들이 빨리 빨리 보내야했는지 화가 났어 너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데도 꿈만같고 거짓말같다. 너 좋은곳에 안치했어. 귀엽고 너랑 비슷해 꼭 너같은 곳이야 너희 어머니가 너 안경이랑 지갑 넣어 주셨다. 진수야. 아주랑 너희 가족이랑 다 따라가서 꽃등심 갈비 먹었다. 너랑 같이 오기로 했던 곳이잖아. 아주 불러서. 너가 아주보고 김포로 오라그랬잖아. 말도..
야 유진수 갑자기 가버리면 어떻게 하냐 진짜 당황스럽게 .. 한국 와서 유일하게 말을 나눌 수 있는게 너였고. 다른 질책 없이 내말 다 받아주고. 격려해주고. 회사 소개해주고 중간에서 고생하고 외롭고 힘든 시기를 다 보내고 이제 또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준비 하는가 싶더니 그렇게 홀연히 가버리면 어떻게 하냐 두달동안 같이 일하고 밥먹고 돌아다니고 하면서 그동안 못나누었던 시간들과 평생에 좋은 친구로 있으려고 했는데 정말 너무하는거 아니냐 도무지 믿겨지지가 않는다. 어떻게 슬퍼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예고라도 하고 가지 멀쩡하게 잘 인사하고 같이 있다가 다음날 갔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 너도 당황스럽지 그치 이제 월요일부터 출근을 어떻게 하냐. 내 자리에서 네 자리가 바로 보이는데 난 너의 빈자리만 바라보..
설악동에 가야 한다. 내 외할아버지가 있는 곳 내가 태어난 곳. 회사가 바빠서 못가고 있지만, 다음달 에는 한번 가야할텐데, 설악산이 보고 싶다. 여름엔 시원한 계곡이 있는 곳, 선녀탕의 물은 언제나 차가웠다. 가을엔 그 단풍의 미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은 없던 것 같다. 셰난 도우는 정말.. 큰 무언가가 느껴졌지만 담백하고 정겨운 설악에 비하면 겨울의 설악은 그림과도 같다. 춥고 매서운 바람이 멈추지 않지만 그 추위를 이기고 버틸때 자연은 나에게 돈으로 살 수 없는 선물을 준다. 그런 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었던건 정말 특권이자 선물이었던 것 같다. 훌쩍, 혼자서 여행을 떠나고 싶다. 사진은 잘 찍을 줄 모르니 그냥 눈으로 찍는 여행들
my eyes have seen the glory or the Lord 욥이 마지막에 눈으로 당신을 똑똑히 본다고 한 것이 랑 같은 맥락인가. 십자가를 보면 승리와 그의 영광이 나타난다고 노래에서 폴 형님이 부르고 있는데 내게는 빈 십자가에 힘없는 패배의 모습들 뿐이다. 그분의 힘과 그분의 죄 사함이 없기 때문이다 동의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현재 내 상태를 제 대로 적어두어야 미래에 참고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시금, 그분만큼은 내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주실거라는 확신이 생긴것은 좋은 일이다. 내 이야기가 말도 안되고 어처구니가 없어도, 들어주실거라 믿는다. 내 이야기가 틀리고 맞고가 그렇게 중요할까 그분은 나의 변화를 보시겠지 결국 나도 그분의 말씀을 듣는 데까지 가야한다는게 문..
"너희는 예루살렘 거리로 가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사방 찾아보아라. 너희가 만일 정직하고 진실한 자를 한 사람이라도 발견하면 내가 이 성을 용서하겠다. " -내 안에 정직하고 진실한 영이 한점도 없다는 걸 지적하는 듯 뜨끔하다, 아무리 그분과 친하게 안지냈어도 예전에 저축해놓은게 있는데 하면서.. 교만과 안하무인으로 지내는 내가 아닌가 "너희는 나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수많은 마음속 거짓말과 거짓 맹세로 가득찬 나 , 내 자신이 역겹기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리라 "이들은 정말 불쌍하고 미련한 자들이구나. 자기 하나님이 무엇을 요구하시며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자기들의 하나님을 거절해버렸습니다. 그분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시험만 끝나면 모든 것들이 순조로워질 줄만 알았다. 크나큰 착각, 퇴근후 심심함을 달래려 삼돌이도 구입했지만 재미도 그냥 그렇고 (나이가 먹긴 먹나보다) 할 시간도 없어서 아마도 곧 되 팔지 않을까 싶다. 시험이 끝났으니 해야 될 일의 양을 안하고 일찍 퇴근할 이유가 없고, 일찍 가봐야 저녁 못먹으니 저녁 먹고 일하다가 급여를 더 받는게 낫고 (병특이라 받는게 별로 없으니 잔업이라도 해야 어느정도 저축을 할 수가 있다) 사장님의 특별 지시에 따라 아드님을 과외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니 월수금 잔업 끝나고 8시부터 거의 11시까지 과외, 전혀 심심하고싶을 시간이 없어져버린 것이다. 일주일 내니 이렇게 지내니 피곤할 것만 같다. 총무부 차장님이 자기 집에서 매주 수요일 성경공부를 어떤 목사님과 같이 해보..
지갑이 없어져서 2년동안 받을 스트레스를 다 받은 것 같다. -,- 사소한 무언가가 없어지게 되면 아무것도 손을 못잡게 되는 이런 나의 성향이 이정도로 크게 타격을 입게 될지 몰랐다. 일하는 시간에서도 계속 지갑생각이 나서 혼났다. 집에 돌아와서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래봤자 일주일이지만) 스트레스와 압박.. 찾아야 한다면서 사방을 뒤졌지만 역시 나오지 않았고 내가 지나다녔던 동선을 트레이스백 하면서 다 물어물어봤지만 전혀 찾지 못했다. 그리고 출근 당일날, 최대리님이 차에서 찾았다고 주셨다. 허망, 기쁨 교차되는 이상한 이 느낌 아